[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지난해 9월 숨진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와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MBC 출신 기상캐스터가 고인의 추모와 동시에 MBC를 직격했다.
배수연 전 MBC 기상캐스터는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MBC, 그것도 내가 몸담았던 기상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매일매일 새롭게 들려오는 소식에 그저 참담할 뿐”이라고 남겼다.
이어 그는 “내가 MBC를 나오던 그때도 그랬었다. 그들의 기준에서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어느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때 그곳의 이면을 확실히 알게 됐다. 지금은 좀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어쩜 여전히 이렇게나 변함이 없다니”라며 MBC를 비판했다.
아울러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서 어느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전 캐스터는 “오요안나 후배가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꼭 한 번 만날 수 있었더라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글을 맺었다.
고인인 오 씨는 앞서 지난해 9월 사망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포착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메모, 자필 일기, 녹취록,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이 발견됐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동료 기상캐스터는 현재 4명이며 오 씨의 유족은 지난달 23일 이들 중 한 명인 A씨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MBC 측은 이에 대해 최초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관리자에게 알린 적은 없었다.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후 이 같은 입장문에 대한 언론, 정치권의 강한 비판이 일었고 결국 지난달 31일 MBC는 “故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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