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한 소년이 머릿니로 인한 감염으로 패혈성 쇼크와 간부전이 발생해 끝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코아우일라 주의 사비나스에 사는 12세 아마도르 플로레스 바르가스는 어느날 부터 끙끙 앓더니 열이 내리지 않고 상태가 계속 악화됐다. 극심한 탈수 증상과 고열로 인해 가족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이송 전 최소 8일간 감염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감염 원인은 머릿니에 의해 전파된 리켓치아 감염증(rickettsiosis)이었다. 아마도르는 2주간 사경을 헤매다 결국 6월 2일 세상을 떠났다.
코아우일라 모자병원의 병원장 프란시스코 이리바렌은 기자회견을 통해 “소년은 입원 당시 이미 간기능 이상, 혈소판 생성 실패, 고도의 패혈증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흡혈성 절지동물의 물림으로 전염되는 ‘리켓치아 감염증’
리켓치아 감염증은 리켓치아(Rickettsia) 속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며, 벼룩·진드기·쥐진드기·이 등 흡혈성 절지동물의 물림으로 전염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혈액 감염(패혈증)으로 진행돼 치명적일 수 있다.
주요 증상에는 고열, 발진, 두통, 림프절 종창, 근육통, 복통, 피로, 구토 등이 포함된다. 병이 진행되면 간부전이나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위험, 전신 감염 등의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 보건 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아마도르의 가족이 거주하던 지역에 위생 통제 구역(sanitary cordon)을 설정하고, 전문 방역팀을 파견해 추가 기생충이나 벼룩 감염원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감염병 역학자인 알프레도 데 레온 카마초는 지역 주민들에게 “발열, 발진, 전신 불쾌감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벼룩·이 등 몸에 발견된 적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머릿니도? 국내에서 발견된 머릿니는 비감염성 개체…위 사례와는 다른 종류
이번 멕시코 사망 사례는 일반적인 머릿니 감염과는 차원이 다른, 리켓치아균(Rickettsia) 감염이 동반된 특수 감염 사례다. 리켓치아균은 발진티푸스(Typhus)나 리켓치오시스(Rickettsiosis) 등 중증 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세균으로, 머릿니와 같은 흡혈성 기생충을 통해 인체에 침투한다.
반면 국내에서 발견되는 머릿니는 대부분 병원성을 갖지 않는 비감염성 개체로, 감염 시에도 두피 가려움이나 피부 상처와 같은 경증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릿니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해당 기생충이 리켓치아균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이며, 한국에서는 그러한 고위험 병원체를 가진 머릿니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감염성은 없지만 국내에서 머릿니는 여전히 초등학생과 유아 사이에서 일정 수준으로 존재한다. 질병관리청과 관련 학계에 따르면, 2007년 전국 유아·초등학생 대상 조사에서 머릿니 감염률은 평균 4.1%였으며, 농촌 지역(4.7%)이 도시(3.7%)보다 높고, 여학생(6.5%)이 남학생(1.9%)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머릿니 감염률은 점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2019년 기준 전체 유병률은 0.8%로 낮아졌지만, 서울 일부 지역은 여전히 4% 이상의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조사에서도 국내 초등학생의 약 2.1%가 머릿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피에 피 빨아 먹는 머릿니…2차 감염까지, 머리 위생 관리 필요
머릿니는 두피에 붙어 피를 빨아 먹으며 성장하는 외부 기생충이다. 감염 초기에는 미세한 가려움증이 주 증상이지만, 지속적으로 긁을 경우 상처 부위에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농양이나 피부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아나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등에 의한 감염이 동반될 수 있다.
아이들이 학급·유치원 등에서 머리를 맞대는 활동이 잦은 만큼, 감염 아동이 있을 경우 집단 내 빠른 확산이 우려된다. 머릿니 감염으로 인한 따돌림이나 불쾌감 등 정신적 피해도 적지 않으며, 집중력 저하와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머릿니 감염이 확인될 경우 개별 아동뿐 아니라 해당 반 전체에 대한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감염 시에는 퍼메트린 성분의 약용 샴푸 또는 린단 제제를 이용한 치료가 이뤄지며, 감염 후 1~2주 간격으로 재검사가 권장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두피를 맞대는 신체 접촉 최소화 △정기적인 머리 상태 확인 △빗질 시 젖은 빗 사용 △침구류·모자 등 공유 자제 △정기적 목욕 및 의류 교체 등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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