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시어머니 병간호를 도맡아 해 온 며느리를 아령으로 내려쳐 살해하려 한 90대 시아버지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9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8일 오후 8시 17분쯤 전주 시내 자택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큰며느리 B씨의 머리를 3㎏짜리 아령으로 여러 차례 내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강한 충격으로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B씨에게 “죽어라”고 외치며 목을 조르는 등 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B씨는 머리뼈에 금이 갈 정도로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시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시댁에 머무른 B씨와 범행 며칠 전부터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다퉜다. 특히 그는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너희만 좋은 쌀로 밥 먹고, 내 건 안 좋은 쌀로 밥을 지었느냐”면서 B씨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렇듯 불만이 쌓인 A씨는 이후 B씨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했고 B씨가 “아버님이 나가시라”고 받아 치자 분에 못 이겨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음독 전 ‘이대로 죽으면 내가 왜 죽었는지 알아줄 사람이 없다. 며느리를 먼저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고 방 안에 있던 아령을 집어 들고 이 같은 일을 버렸다.
재판에 선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며느리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피해자의 부상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휘두른 아령에 맞은 피고인이 깨어나 도망가려는 상황에서도 범행을 계속했다”며 “이러한 점 등에 비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 없이 우발적으로 상해를 가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니므로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살인 범죄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가 현재까지도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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