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주범으로 알려진 ‘이 세포’… 알고 보니 피부 상처 빨리 낫게 한다?

그동안 좀비 세포로 불린 노화 세포가 피부 상처의 치유에 필수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노화와 질병의 주범으로 지목돼 ‘좀비 세포’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노화 세포가 사실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노화 세포는 손상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분열을 영구적으로 멈춘 세포다. 이 세포들은 사멸하지 않고 조직에 축적되면서 염증 물질을 분비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노화 세포가 몸의 건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루트비히 볼츠만 연구소의 미콜라이 오그로드닉 재생생물학 박사 연구팀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노화 세포가 수 분 내에 즉각적으로 나타나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팀은 쥐와 돼지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낸 뒤 세포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상처 부위에 ‘p21 단백질’을 가진 세포가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 p21 단백질은 세포 분열을 멈추게 하는 물질로 노화 세포의 대표적인 지표다.

이 세포들은 상처 발생 3일째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약 28일간의 회복 과정 내내 관찰됐다. 반면 상처가 없는 정상 피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p21 단백질을 가진 이 세포들이 더는 분열하지 않고 크기가 더 큰 등 노화 세포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세포의 기능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염증 반응과 세포 이동에 관련된 유전자를 활발하게 발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처 부위로 다른 세포들을 불러 모으고 이동을 촉진해 신속한 회복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노화 세포가 상처 치유 초기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연구팀이 p21 단백질 억제제를 돼지에게 투여해 노화 세포 발현을 억제하자 상처 치료가 지연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화 세포의 생성 속도였다. 지금까지 노화 세포는 세포 손상이 누적되면서 서서히 생긴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돼지 피부에 상처가 생기자 몇 분 안에 p21 단백질이 발현되기 시작했고, 90분 만에 그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오그로드닉 박사는 “내가 아는 한 거의 전례가 없는 속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노화 세포가 서서히 생성된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발견이다.

그렇다면 임무를 마친 노화 세포는 어떻게 될까. 연구팀은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는 16~20일 차에 피부 표피층의 노화 세포는 각질처럼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고, 피부 깊숙한 진피층의 노화 세포는 스스로 사멸해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마르코 데마리아 교수는 “상처 치유에 관여한 노화 세포가 효율적으로 제거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며 “스스로 사라지기 때문에 노화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한 평상시 피부 세포는 p21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 정보를 핵 안에 보관만 하고 있다가, 상처라는 자극을 받으면 비로소 단백질로 만들어내는 기능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냈다.

오그로드닉 박사팀은 “이번 연구는 노화 세포가 상처 치유 초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향후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상처 회복을 촉진하거나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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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kormedi.com/28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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