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불편한 통증이 예사롭지 않다고 여긴 한 여성이 MRI 검사조차 쉽지 않았던 느린 의료 시스템 속에서도 끈질기게 진료 요청한 끝에 종양을 발견한 사연이 공유됐다.
해당 여성은 다리 속에서 뼈를 갉아먹고 있던 희귀 종양을 발견하고 긴급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자신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도 진료 받을 권리를 정당하게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애슐리 크리스틴(37)은 지난해 10월 초,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발목에서 무릎까지 이어지는 불쾌한 통증이었다. 서 있을 때는 날카로운 통증이, 누워 있을 때는 둔한 통증이 지속됐다. 초기 진료에서 의사는 단순한 인대 손상으로 판단하고 물리 치료를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몸 상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고, MRI를 요청했다.
가장 빠른 MRI 예약이 한 달 뒤였고, 애슐리는 통증을 참으며 일상을 이어가야 했다. 11월 말 추수감사절을 맞아 포르투갈을 방문했을 때,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며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다리가 부러졌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현지 의료진 역시 MRI 검사 일정이 밀려 있어 진료를 받지 못했고,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야 했다.
12월 중순에야 겨우 MRI를 찍었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의 다리에는 거대한 종양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진단을 받은 후에도 치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종양학과에서는 1월 말까지 진료가 어렵다고 통보하며 한 달 반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애슐리는 “다리 속에서 종양이 계속 자라고 있는데, 의사가 그냥 기다리라고만 했다.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강하게 요청한 끝에 12월 말 종양 전문의를 만날 수 있었다.
계속 기다리라는 의료진…강한 의지로 앞당긴 수술 일정
다리 속의 종양은 ‘거대세포종(Giant Cell Tumor)’이라고 진단됐다. 악성 종양은 아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자라며 주변 뼈를 파괴하는 것이 특징이다. 애슐리의 종양 역시 정강이뼈을 갉아먹고 있어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했다.
결국 1월 13일, 애슐리는 두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종양을 제거했다. 종양이 손상시킨 뼈는 의료용 시멘트로 대체됐다. 현재 회복 중이며, 종양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평생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애슐리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의료 시스템의 현실을 깨달았다며 “만약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도 종양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폐 질환을 앓았던 경험 덕분에 의료 시스템에서 환자가 스스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도 했다.
그는 “누군가가 당신을 가로막을 것이다. 의사, 간호사, 접수 담당자, 보험사까지.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싸워야 한다”며 “스스로의 몸 상태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40대 성인에게 발생하는 양성 종양…암은 아니지만 뼈 약화시켜 빠른 치료 필수
애슐리가 앓은 거대세포종은 골 조직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주로 20~40대의 성인에게서 발생한다. 미국 정형외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AAOS)에 따르면, 이 종양은 1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종양은 뼈의 끝부분, 특히 무릎 근처의 정강이뼈 또는허벅지뼈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손목, 골반, 척추 등에서도 드물게 발견된다. 비록 암은 아니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악성으로 변하거나 폐로 전이되는 경우도 보고된다.
거대세포종은 성장하면서 뼈를 약화시키고 손상을 일으킨다. 종양이 지속적으로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하고 관절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가벼운 통증에서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뼈가 손상되면서 종양 부위가 눈에 띄게 부을 수 있다. 관절 주변에 발생한 경우,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거나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진다. 만약 종양이 뼈를 갉아먹어 약해진 상태에서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골단판(epiphyseal plate, 성장판)이 닫힌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성장기 이후의 성인에서 주로 나타난다. 조직학적으로 보면, 이 종양은 다핵 거대세포(multinucleated giant cells)와 섬유모세포(fibroblast-like cells)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세포는 뼈를 흡수하는 작용을 하며, 결국 뼈 구조를 파괴한다.
거대한 세포 종양은 X-ray(엑스레이),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영상 검사 및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고 뼈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를 받더라도 재발률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단순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10~50%에서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수적이며, X-ray 및 MRI를 통해 종양의 재발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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