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롯데케미칼이 실적 악화에 따라 2조원의 회사채 조기 상환 압력에 직면했다. 채권자 집회를 통해 조기상환 의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말릴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유동성 확보 방안 마련과 함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제52~60회 공모사채 2조450억원에서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사채의 발행계약에는 3개년 누적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약정이 체결돼 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9월말 기준 EBITDA/이자비용은 4.3배를 기록, 재무약정 위반이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지난 6월 31일에도 미즈호은행 등에서 조달한 장기 차입금 22595억원에 대해서도 EBITDA/이자비용 5배 재무약정을 지키지 못했다. 해당 차입금에 대해서는 지난 7월31일 재무약정 미충족에 대한 청구유예(Waiver)를 받았다.
재무약정 위반은 해당 채권의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된다. 물론 재무약정 위반으로 기한의 이익 상실 또는 조기상환 의무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해 대상 사채 관리계약의 변경이나 기한이익 상실 선언 여부 등을 결의할 수 있다.
사채권자집회에서 특정 안건이 채택되려면 사채권자 의결권의 3분의 2, 미상환 잔액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의 10월31일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원으로 조기상환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금성자산 외에 금융기관 크레딧라인 1조9600억원이 가용 자산으로 거론되나, 롯데케미칼의 신용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금융기관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채권자 집회 결과 채권 계약 내용 변경 또는 조기상환 청구로 인해 자금 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자금 소요 규모가 과도하면 보유 유동성을 상당 부분 소진함에 따라 추가 자금 확충에 대한 부담이 발생한다. 해당 사안은 원만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원인사유 발생으로 인해 차입구조 단기화 등 유동성 대응부담이 높아지는 경우 신용도 하향압력이 현 수준 대비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1건이라도 기한이익 상실 선언이 발생할 경우 나머지 채권의 기한의 이익 즉시 상실 사유로 번질 수 있다”면서 “현금성 자산 외의 추가 유동성 확보 계획과 구조조정 계획 등을 투자자와 긴밀히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출처 : https://www.inews24.com/view/1785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