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인기 휴양지인 지중해 일대에서, 달팽이를 매개로 한 치명적인 감염병인 주혈흡충병(Schistosomiasis)이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 질환은 ‘달팽이 열(Snail Fever)’ 혹은 ‘빌하르지아(Bilharzia)’로도 불리며, 원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국한돼 발생하던 열대성 질환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 코르시카 섬을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일부 지역의 강과 호수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소속 주혈흡충 연구소의 보니 웹스터 박사는 “세네갈 등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여행객들이 기생충을 옮겨왔다”며 “감염된 사람이 소변을 통해 기생충을 배출하면, 현지 강에 살던 달팽이들이 감염되고 다시 사람에게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주혈흡충병은 민물에 서식하는 달팽이 속 기생충 유충이 피부를 뚫고 인체에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이 유충은 체내에서 수천 개의 알을 낳고, 이 알들이 장기 조직에 침착돼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기생충은 사람의 요로 및 생식기(요로형) 또는 장(장형)을 침범하며, 방광염, 혈뇨, 복통, 설사, 혈변 등을 유발한다 .어린이는 반복 감염 시 성장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억 4천만 명 이상이 감염돼 있으며, 이 중 90% 이상이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매년 15,000~20,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는 2013년 코르시카 섬 카부강에서 수영하던 독일인 소년이 최초로 현지에서 감염된 사례가 공식 보고됐다. 이후 수영객 100여 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마지막 감염 사례는 2019년 보고됐지만, 전문가들은 증상이 수년간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실제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치료제인 프라지콴텔(praziquantel)이 존재하지만, 가장 피해가 심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약물 접근성이 매우 낮아 질병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 같은 감염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웹스터 박사는 “기후 변화로 일부 지역은 건조해지고, 다른 지역은 홍수로 새로운 수역이 형성되면서 달팽이 서식지가 확대되고 전파 범위가 넓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물놀이 인구가 많은 여름철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유럽 내 민물 접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감염된 물에 노출된 후 발진, 가려움,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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