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 백내장과 다르다?…수술 후 안약 넣은 40대男, 눈동자 축소에 깜놀

백태(익상편 또는 군날개)는 안구 표면의 코 쪽 흰자위에서 흰 막이 검은자위를 향해 파고드는 눈병이다. 이를 방치하면 흰 막이 검은자위 한가운데(동공)까지 덮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시력이 뚝 떨어지고 난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주요 원인은 강한 자외선, 건조함, 먼지 자극 등이다. 눈 표면에 생기기 때문에 거울을 보면 육안으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태와 백내장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백태는 눈 바깥 표면에, 백내장은 눈 안쪽 렌즈(동공)에 발생하는 전혀 다른 눈병이다. 눈동자는 동공과 홍채로 이뤄져 있다. 동공은 눈동자의 한가운데에 있는 까만 구멍이다.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빛의 양에 따라 크기가 커졌다 작아진다. 홍채는 동공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도넛 모양의 조직이다. 눈 색깔을 결정하고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오른쪽 눈의 백태를 걷어내는 수술을 받은 40세 남성 환자가, 1개월 뒤 갑자기 오른쪽 눈동자의 동공이 이상하게 커져 깜짝 놀랐다. 안과 의사가 환자의 양쪽 눈에 묽은 안약을 넣자, 수술 받은 오른쪽 눈뿐만 아니라 왼쪽 눈동자까지 동시에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희한한 증상은 수술 부작용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도 모르게 앓고 있던 자율신경계 질환인 ‘홈즈-아디 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퀸즐랜드대 등 공동 연구팀은 백태 수술 후 동공 이상 증상을 보인 환자의 진료 과정과 수술 후 예후를 분석한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평소 전신 질환이 없던 이 환자는 오른쪽 눈의 백태(원발성 익상편)를 없애기 위해 폭넓은 결막 절제와 이식을 동반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우측 백태는 깨끗이 제거됐으며 수술 전후 양안 시력은 모두 정상이었다.

그러나 수술 1개월 후 오른쪽 동공이 확장되는 안구 비대칭 현상이 발생해 신경안과 검사를 받았다. 사시나 복시, 시야 이상은 없었다. 정밀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의 홍채에서 벌레 모양의 미세한 움직임이 관찰됐다. 먼 곳을 바라볼 때 동공이 천천히 다시 커지는 긴장성 재확장 현상도 나타났다.

의료진은 휴대용 전자 동공측정기로 약물 반응 검사를 했다. 동공을 수축하는 약물인 필로카르핀을 0.1%로 묽게 한 뒤 눈에 넣었다. 정상적인 눈이라면 반응하지 않아야 하는 약인데도, 점안 30분 후 양쪽 동공이 모두 축소됐다. 처음 측정 때 4.69mm였던 오른쪽 동공 직경은 4.09mm(12.8% 감소)로 줄었고, 왼쪽 동공은 3.56mm에서 2.48mm(30.3% 감소)로 줄어들었다. 동공 면적 기준으로는 오른쪽이 약 13%, 왼쪽이 약 52% 감소한 셈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뜻밖에 홈즈-아디 증후군으로 인한 ‘신경절단 과민증’ 메커니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홈즈-아디 증후군은 눈동자의 수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기지인 섬모 신경절의 장애로 발생하는 병이다. 부교감 신경 신호가 차단되면 눈동자 근육들이 자극에 극도로 민감해지며, 이로 인해 아주 미미한 성분의 진단용 안약을 넣어도 동공이 강력히 조여들며 쪼그라든다.

특히 수술을 받지 않은 왼쪽 눈동자가 훨씬 더 많이 축소된 것은 왼쪽 눈에 이미 만성적인 신경 차단이 진행돼 동공이 점차 작아지는 현상이 먼저 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오른쪽 눈은 백태 수술 직후에 자율신경 장애 증상이 새로 시작되면서 동공이 급격히 커졌다. 환자는 신경학적 추적 관찰에서 다리의 무릎과 발목의 반사가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와및 안와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양측성 홈즈-아디 증후군으로 확진됐다. 이 병은 30~40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의 약 2배다.

최종 진단 이후, 환자는 특별한 추가 치료나 약물 처방을 받지 않았다. 홈즈-아디 증후군에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홈즈-아디 증후군 자체는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환자도 추적 관찰 기간의 양쪽 시력이 모두 정상이었다.

이 사례 연구 결과(Electronic Pupillometry Supporting the Diagnosis of Adie’s Tonic Pupil Following Pterygium Surgery)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어감이 매우 비슷한 백태와 백내장을 어떻게 하면 쉽게 구별할 수 있을까? 백태(익상편 또는 군날개)는 안구 표면의 코 쪽 흰자위에서 흰막이 검은자위를 향해 파고드는 눈병이다. 초기에는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먼지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만 느낀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흰 막이 검은자위 한가운데(동공)까지 덮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시력이 뚝 떨어지고 난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주요 원인은 강한 자외선, 건조함, 먼지 자극 등이다. 눈 표면에 생기기 때문에 거울을 보면 육안으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백내장은 눈 안쪽에 있는 카메라 렌즈 역할의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눈병이다. 주요 원인은 노화(퇴행성 변화)이며, 다른 사람이 겉으로 봤을 때는 눈동자가 멀쩡해 보인다. 그러나 환자 본인은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뿌옇게 보여 답답함을 느낀다.

이번 사례는 수술 직후 발생한 증상이라도 시간적 선후 관계에만 빠져 섣불리 수술 과실로 단정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환자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반대편 눈의 상태까지 정밀 관찰하고 객관적인 동공 측정 장비를 활용하면, 이런 온몸 신경병을 오진 없이 진단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백태 수술 후 양쪽 눈동자가 동시에 확 쪼그라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백태 수술 부작용이 아니라 환자가 원래 앓고 있던 희귀 자율신경계 질환인 ‘홈즈-아디 증후군’ 때문입니다. 진단을 위해 넣은 특수 안약에 자율신경이 고장 난 눈동자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양쪽 눈동자가 동시에 줄어든 것이며 수술 자체와는 무관합니다.

Q2. 수술도 안 한 왼쪽 눈동자가 왜 더 많이 쪼그라들었나요?

A2. 환자가 미처 알지 못했을 뿐 왼쪽 눈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이 희귀병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입니다. 신경이 차단된 지 오래된 눈일수록 약물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아집니다. 진단용 안약을 넣었을 때 왼쪽 눈동자가 면적 기준 반 토막 이상(51.5%) 훨씬 더 강력하게 조여들며 쪼그라든 것입니다.

Q3. ‘홈즈-아디 증후군’ 확진 이후 어떤 치료를 받았나요?

A3.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특별한 추가 치료나 약물 처방을 받지 않고 추적 관찰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병은 동공 반응에만 이상이 생길 뿐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양성 질환입니다. 이 환자도 양쪽 시력이 모두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으로 진료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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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kormedi.com/282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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