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시 폐 손상을 유발하는 ‘면역 폭주’ 현상을 정밀하게 억제할 수 있는 차세대 나노약물 기술이 한국과 미국 연구진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번 성과는 향후 중증 코로나19뿐 아니라 다양한 호흡기 질환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박우람 교수 연구팀과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시 폐 손상의 핵심 원인인 면역세포 ‘호중구(Neutrophil)’의 과활성만을 정밀하게 억제하는 지질나노입자(LNP·Lipid Nanoparticle) 기반 신개념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코로나19 중증 진행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호중구 세포외덫(NET·Neutrophil Extracellular Trap)’ 형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호중구는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병원체와 싸우는 대표적 면역 세포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세포외덫(NET)’이라는 그물망 형태의 DNA·단백질을 분비해 정상 폐 조직까지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급성 폐 염증과 조직 손상이 발생하며 코로나19 중증 악화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꼽혀왔다.
기존 NET 억제 치료제들은 약물 안정성, 표적 전달 효율성의 한계로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박우람 교수 연구팀은 이번에 LNP를 이용해 NET 억제제(DNase I와 Sivelestat)를 폐 내 호중구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기존 약물 대비 단 10분의 1 수준의 용량으로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으며, 염증과 조직 손상까지 현저히 줄이는 결과를 입증했다.
코로나19 감염 동물모델(마우스) 실험에서 LNP 기반 약물을 적용한 결과 폐 조직 내 염증 반응과 손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연구팀은 “정상 면역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호중구 활성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정밀 면역 조절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박우람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협력해 세계 최초로 폐 호중구를 정밀 표적해 코로나19 및 기타 호흡기 질환에서 NET 관련 합병증을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라며 “향후 다양한 면역조절제를 특정 폐 세포에 전달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이번 기술은 코로나19 중증 치료뿐 아니라 폐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급성 폐 염증과 조직 손상을 조기에 억제하고 관리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복합형 나노입자 기술 개발과 임상시험 진입도 계획 중이다. 박 교수는 “면역조절제·항염증제·항바이러스제를 통합한 LNP 기술 고도화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사람 대상 임상 적용 가능성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글로벌연구협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 7월부터 진행돼왔으며, 약물 전달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6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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