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뤄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의 건강보험 급여 축소에 대해 대한암학회가 근거 자료를 수집하며 대응에 나섰다. NGS 검사의 비용효과성을 분석하고 건보 급여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대한암학회는 지난 21일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공동주최하는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NGS 검사는 최근 떠오르는 정밀의료의 대표적 사례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정보, 생활환경, 임상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예방·진단·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NGS 검사로 종양 조직이나 혈액 표본(액체생검)에 포함된 수백 개의 유전자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해 빠르게 개인별 유전체를 분석하며, 암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이상(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한다. 이런 식으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면 암 발병과 재발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선제 예방관리와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NGS 검사는 2017년부터 건강보험 조건부 선별급여 항목으로 결정돼 50% 본인부담률이 적용됐으나, 지난해 12월부터 폐암을 제외하고 고형암과 혈액암에 대한 NGS검사 본인부담률이 80%로 상향됐다.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은 “그나마 일부 암종에서는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만, 대부분의 암종에서 급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용역사업으로 비용분석 등의 근거 자료를 모으자고 생각했다. 사실 선별급여 시범사업 등을 하면 결과를 가지고 분석을 해야 하는데, 자료 수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라 이사장은 “NGS 활용도에 대한 용역 사업을 내년까지 진행하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비용효과성을 분석해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표적항암제 ‘빌로이’ 허가됐지만 동반 검사는 사용 지연”
암학회는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의 표적항암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 국내 허가에도 동반되는 검사가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게 되면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빌로이는 위에서 발현·노출되는 단백질인 ‘클라우딘 18.2’와 결합해 작용하는 면역글로불린 단일클론 항체다. 지난 9월 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의 1차 치료옵션으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허가됐다.
클라우딘 18.2는 전이성 위선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치료를 위한 유용한 바이오마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승인된 치료 옵션이 없어 제한적이었으나, 국내 허가로 치료 옵션 확대 기대감을 높였다.
클라우딘 18.2는 로슈의 동반 진단 의료기기인 ‘벤타나 CLDN 18(43-14A) RxDx 어세이’를 통해 75% 이상 종양세포에서 CLDN18의 면역조직 화학염색으로 세포막이 중~강도 염색을 나타내는 경우 양성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이 동반 진단 검사 기술이 허가 신청 이후 신의료기술 평가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1년간(허가 80일+진단검사 신의료기술평가 140일) 시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 사실상 빌로이는 비급여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바이오마커인 클라우딘 18.2를 진단하는 기술 활용이 불가능해 빌로이의 사용도 덩달아 어려워진 상황에 놓인 것.
이에 대해 라선영 이사장은 “약과 동반 진단은 동일하게 허가와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토론회도 열고, 학회에서도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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