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어제 날씨를 직접 봤어도 경기를 강행하는 게 옳았나요?”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2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 예고된 KIA 타이거즈 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와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가 확정되자 팬들 사이에선 아쉬움이 쏟아져 나왔다.
인파가 가장 많이 몰려있던 기념품 가게 앞은 우천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삽시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진짜야?”라며 연신 서로를 향해 되물어보던 사람들은 곧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아이고”라며 한숨을 내몰아 쉬었다.
기대감으로 물들여온 수 시간의 기다림은 곧 성토 대회로 바뀌었다. 줄을 이탈해 집으로 떠나는 사람들, 기다린 김에 유니폼이라도 챙겨 떠나야겠다는 사람들이 뒤섞였다.
경기장 중앙 출입구에서는 직원들이 우천취소를 알리는 빨간색 팻말을 들었다. 우천취소 소식 직후 경기장에 도착한 한 모녀는 상황을 뒤늦게 이해하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탁 쳤다.
먼길을 달려온 삼성 라이온즈 팬들도 허망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날 매듭짓지 못한 경기에 하루 더 광주에 있게된 일부 삼성 팬들은 담배로 애끓는 속을 달랬다.
경기장 직원들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우천취소를 알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팬들은 승부의 매듭이 뒤로 밀린데 큰 아쉬움을 전했다. 전날 1차전 강행된 빗속 경기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김은영(32·여)씨는 “오늘 2차전을 보며 KIA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에서 아침 KTX를 타고 내려왔다. 어렵사리 표를 구하고 시간을 냈는데 하루 순연된 탓에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발을 굴렀다.
김씨와 함께 광주를 찾은 채이삭(32·여)씨도 “전날 빗속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상태가 걱정된다. 경기의 매듭을 짓지 못한데 심적 부담감이 클텐데 순연까지 되면서 머리가 무거울 것 같다”며 “감기라도 드는 일 없이 건강하게 한국시리즈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기예보를 아무도 못 보는 것이냐”며 KBO 관계자들을 성토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유모(38)씨는 “전날 1차전을 보기 위해 인천에서 내려왔다가 서스펜디드 경기 처리되면서 오늘까지 광주에 남게 됐다. 경기 승패를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틀어졌다”며 “KBO는 전날 비가 퍼붓는데도 왜 경기를 강행했는지 궁금하다. 일기예보를 아무도 못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전행사 때문이었더라면 허례허식 때문에 팬들과 선수들을 고생시킨 것이다. 팬들과 선수단에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는 22일 오후 4시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및 오후 6시30분으로 예정된 KS 2차전이 23일로 순연됐다고 밝혔다.
KBO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약 3시간 이상으로 예상돼 오후 4시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됐다. 또한 오후부터 기상청 비 예보가 있어 두 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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