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K패션’ 중심지인 동대문에 MZ(밀레니얼+Z)세대 패션 시장을 이끄는 무신사가 새롭게 스튜디오를 열었다. 패션 브랜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해 패션 생태계의 선순환을 도모하겠다는 무신사의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13일 서울 동대문에 자리 잡은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을 방문했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다양한 규모의 사무실 공간을 조성해 창업 초창기 1인 디자이너를 비롯해 중소 및 중견 브랜드들에게도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무신사의 상생 사업 중 하나다. 무신사 스튜디오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가진 이 지점도 다양한 사업체가 입주해 작업할 수 있도록 1인실부터 최대 25인실까지의 작업 공간을 조성했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쭉 들어오면 7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라운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라운지를 지나 복도를 따라가면 양쪽으로 사무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으며, 입주자 필요에 따라 업무 공간이나 창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복도 곳곳에는 사업에 필요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전화 부스가 설치돼 있고 한쪽에는 상품 포장·배송 등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는 패킹존도 마련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지점을 “패션 디자인과 생산에 초점을 맞춘 입주사 전용 특화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두 가지 강점을 내세웠다. 우선 의류 제작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입주사 임직원들은 별도로 마련된 재봉실에서 직접 의류 제작을 할 수 있다. 김희라 무신사 스튜디오 커뮤니티 매니저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의류를 만들 수 있도록 4대의 재봉틀을 구비했다”며 “의류 제작과 생산에 주력한 지점인 만큼 타 지점보다 많은 수의 재봉틀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강점 중 하나다. 비록 현재 성수와 한남 등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1세대 패션 메카로서 동대문이 가진 인프라는 여전히 강력하다. 실제 무신사 스튜디오가 자리 잡은 동대문 종합시장 4층 위아래로는 800여개의 원단 업체와 500여개의 액세서리 부자재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의류 제작에 최적화된 여건을 통해 샘플 제작, 판매 등 유통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무신사 스튜디오를 사용하면 임대료, 촬영 비용 등 브랜드 운영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따져볼 때 평균 500만원가량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신진·중소 규모 브랜드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유는 패션 생태계 활성화에 있다. 무신사는 2022년부터 신진 디자이너 육성 장학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6개월 스튜디오 입주 혜택을 제공하는 등 상생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패션 업계에서 신생 창업자와 초기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무신사 스튜디오를 통해 이들이 좋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 출처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132287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