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5명이 세계 배낭여행지로 유명한 라오스 지역에서 메탄올 중독 사건으로 사망한 가운데, 여행지에서의 음주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영국, 호주 등 각국 정부가 당부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켄트주 오핑턴 출신 변호사 시몬 화이트(사진 가운데)는 라오스 반비엥 지역에 갔다가 메탄올이 섞인 음료를 마신 후 심각한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세의 호주인 비앙카 존스(사진 왼쪽)를 비롯해 미국인 한 명과 덴마크인 두 명이 메탄올 음료를 마신 후 사망한 희생자로 이름 올렸다. 이 외에도 10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병에 걸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망한 호주인 비앙카 존스의 친구 19세 홀리 보울스(사진 오른쪽)는 태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세계 유명 여행지로 꼽히는 라오스 반비엥(Vang Vieng)은 비엔티안 주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카르스트 지형의 석회암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어 독특한 풍경과 에메랄드빛 천연 연못 블루라군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반비엥에서 술을 마신 뒤 쓰러진 이번 사건은 지난 11월 13일 밤 발생했으며, 약 일주일 후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태국 당국은 비앙카 존스가 “체내 높은 메탄올 농도로 인해 뇌 부종이 발생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일반적인 알코올은 에탄올, 비용 절감 위해 메탄올 사용하는 비양심적 업자들 주의해야
호주 외무부 장관 페니 웡은 “음료 스파이킹(술에 유해 물질을 몰래 첨가하는 행위)과 메탄올 중독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지나치게 흔히 발생하고 있다”며 “부모들과 젊은이들은 이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질랜드 외무부 또한 자국민 한 명이 라오스에서 메탄올 중독으로 의심되는 병에 걸렸다고 발표한 가운데 라오스 여행 주의보를 상향하고 알코올 음료를 섭취한 뒤 메탄올 중독 의심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명시했다. 이어 여행객들에게 칵테일이나 메탄올로 오염된 주류로 만들어진 음료를 섭취할 때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사망자들은 모두 메탄올이 섞인 음료를 마신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어떻게 메탄올의 위험성도 관심사다. 메탄올은 알코올 비용 절감을 위해 비양심적인 바나 주류 제조업자들이 사용하는 불법 첨가물이다. 라오스의 반비엥은 배낭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이러한 관광지에서 가짜 술이나 오염된 음료가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메탄올,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 영향… 메탄올 10ml만 섭취해도 실명 위험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술 알코올은 에탄올이다. 메탄올은 에탄올과 같은 무색 액체로, 외관상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칵테일이나 혼합 음료에 메탄올이 섞일 경우 맛과 향에서 에탄올과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구별하기 어렵다.
메탄올은 화학 구조상 에탄올과 유사하지만, 체내에서의 대사 과정이 완전히 다르다. 메탄올이 치명적으로 위험한 이유다. 메탄올은 체내에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와 포름산(formic acid)으로 대사된다. 반면, 에탄올은 체내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분해되어 에너지로 사용된다.
영국 리즈 대학의 환경 독성학 교수 알래스터 헤이는 메탄올이 두 가지 방식으로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먼저 산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듯 메탄올이 체내에서 포름알데히드로 분해되고 다시 포름산으로 변환되면서 혈액 내 산-염기 균형을 깨트린다. 결국 호흡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다음으로는 신경 손상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신경, 특히 시신경을 공격하며 실명의 위험을 높인다.
더 주의해야할 점은 메탄올이 매우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메탄올 10ml만 섭취해도 시력을 잃을 수 있으며, 30ml 이상의 섭취는 사망 위험을 가져온다. 메탄올에 중독되면 그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초기에는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복통 등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음주 후 증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중독이 진행될수록 호흡 곤란, 시야 흐림, 혼수상태 등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메탄올 중독은 응급 상황으로 간주되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메탄올 중독의 치료법으로 에탄올(ethanol)을 사용할 수 있다. 헤이 교수는 “에탄올은 메탄올 대사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중독의 심각도에 따라 투석을 통해 혈액에서 메탄올을 제거하거나, 에탄올을 투여해 환자를 가볍게 취한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 결과 중독이 심하지 않다면 에탄올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탄올을 투여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에탄올은 메탄올과 동일한 간 효소(알코올 탈수소효소)를 통해 분해된다. 이 효소는 에탄올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메탄올 분해를 지연시킨다. 독성 포름알데히드가 생성되는 것을 방지하고, 체내에서 메탄올이 폐, 신장, 땀을 통해 배출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에탄올 투여 외에도 혈액에서 메탄올과 독성 물질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여행 중 의심스러운 음료는 절대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음료만 소비하고, 불법 주류 또는 수제 술과 같은 위험이 있는 음료를 피하도록 한다.
The post “‘이것’ 든 칵테일 마시고 5명 사망”…세계 유명 관광지 술에 무슨 일이? appeared first on 코메디닷컴.
– 출처 : https://kormedi.com/1738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