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척수 질환은 응급치료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환자가 적기에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합니다. 진단이나 치료가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들도 너무 늦게 치료받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김긍년 이사장(연세대 의대)은 “최근 인구 고령화로 응급을 요하는 환자는 늘고 있지만, 유튜브와 인터넷 등의 정보를 맹신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표적인 병이 척수(병)증. 척추의 경추부터 요추 윗부분까지 척수가 압박되거나 손상이 생겨 통증이나 운동장애 등의 문제가 생기고 방치하다가 온몸마비까지 오는 병이다.
김 이사장은 “주로 목뼈에서 생기고 드물게 등뼈에서 생기는데, 목뼈에서 발생하면 손의 미세동작이 잘 안되고 보행이 어색해지곤 하고, 등뼈에 생기면 손엔 이상이 없고 보행장애만 생긴다”면서 “경추척수증을 방치하면 팔다리가 마비되고, 흉추척수증은 다리가 마비된다. 병원에 늦게 오면 수술을 받아도 예후가 안 좋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척추질환은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이 대부분인 줄 알았는데…. 척수증은 왜 생기는가?
“원인이 다양하다. 디스크병과 척추협착증도 원인이다. 협추관협착증, 목디스크, 척추의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척수를 압박하는 ‘후종인대골화증,’ 척추의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척수를 압박하는 ‘황색인대비후증,’ 외상, 종양, 감염, 루게릭병으로 척수가 압박받거나 손상이 생기는 것이 원인이다.”
-병에 따른 원인으로 보인다. 요즘 환자가 많이 늘고 있다는데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고령화로 척추 부위 퇴화가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보급으로 사람들이 하루종일 고개를 숙이는 것이 목 퇴행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것 때문에 영구적 장애가 생기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유튜브와 ‘카더라 정보’ 탓에 운동이나 자세교정으로 나을 수 있다고 자가진단해 증세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척수증이 강하게 의심되는데도 의료진에 대한 불신 탓인지 ‘이렇게 늙었는데 왜 MRI(자기공명영상) 찍으라고 하느냐?’고 검사를 거부하거나 ‘유튜브 보니까 운동만 제대로 하면 수술 안받아도 된다는데…’하고 고집을 부리는 환자를 보면 안타깝다. 척수증은 재활치료만으로 나을 수가 없다.”
-척수증의 전형적 증세는?
“젓가락질이 어색해지고 옷에 단추 채우는 것이 힘들어지면 경추 척수증을 의심해야 한다. 보행이 약간 불편해지는데 특히 평지는 괜찮은데 계단 내려가는 것이 어려워지면 곧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척수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척수증을 100%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목과 어깨의 자세를 바르게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IT 기기를 보는 것을 최소화하고, 굳이 봐야 한다면 목과 허리를 곧게 펴고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다. PC 작업을 오래 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춰 작업하고 1시간마다 10분씩 쉬는 것이 좋다. 틈틈이 목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잘 때에는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에도 가급적 똑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주위에서 뇌수술 여부를 묻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건강검진의 선택항목이 늘어나고 뇌 영상사진의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초기 단계의 뇌동맥류나 뇌경색 의심 소견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체크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진단이 나오면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2차 소견’을 받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세상에 두통거리가 너무 많아서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진통제를 먹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렇다. 두통은 여러 원인 때문에 생긴다. 뇌혈관질환이나 뇌종양의 증세로 두통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평생 겪어보지 못한 통증이나 머리에서 ‘뻑’ 또는 ‘찌릿’ 소리가 난 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럼증, 시야 장애, 언어 장애 등이 생기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아침에 두통이 심해지든지, 구토와 동반된다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역시 병원에 빨리 갈수록 후유증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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