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경조종에 걸린 뒤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 제대로 웃을 수도 없는 30대 영국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제이드 마리 클라크(32)는 첫 아이를 임신 중이던 2020년 심한 귀 통증을 겪었다. 출산 후 증상이 완화하자 면역력이 약해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3년 둘째를 임신한 뒤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다.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고 눈이 떨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클라크는 육아와 임신, 학업까지 병행하고 있었기에 스트레스와 호르몬 불균형 문제일 것이라 여겼다. 그는 “임신 3개월부터 얼굴과 귀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귀에 염증이 생긴 것이라 여겼다”며 ” 둘째를 임신한 후에는 호르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은 악화했고 입술까지 마비됐다. 입꼬리에 감각이 사라지자 그는 2023년 5월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클라크는 양성 뇌종양인 청신경초종(Acoustic Neuroma)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으로부터 최소 5년에서 10년 동안 뇌에서 종양이 자랐다는 말도 들었다.
임신 중이라 곧바로 수술을 할 수 없었기에 클라크는 아기를 출산한 후 종양을 제거할 수 있었다. 10시간에 걸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클라크는 한쪽 귀의 청각을 잃었다. 며칠 후 안면마비까지 발생해 오른쪽 얼굴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는 “오른쪽 눈이 감기지 않아 웃을 수가 없다”며 “눈물도 나오지 않아 눈이 너무 건조해서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한 마음과 함께 외모에 대한 우울감도 심해져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며 “안면 마비의 정신적 영향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종양 제거 수술 후 9개월이 지났지만 클라크는 눈 감기, 웃기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면서 다시 미소짓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 클라크는 오는 3월 안면마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신경 이식 수술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양이 뇌 압박해 청력 저하·어지럼증 등 일으켜
사연 속 여성이 겪은 청신경초종은 8번 뇌신경에 해당하는 청신경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청신경이란 뇌에서 한 뿌리로 출발해 세 갈래로 갈라져 속귀까지 연결된다. 세 갈래 신경은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 신경과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싱경 2개로 구성된다. 이 신경들을 감싸고 있는 껍질에 종양이 생기는 청신경초종은 암 같은 악성 종양은 아니지만 뇌와 청신경을 누르면서 심한 신경 증상을 일으킨다.
환자는 귀 문제를 흔히 겪는다. 한쪽 귀의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청력이 서서히 또는 갑자기 떨어지기도 한다. 위 사연처럼 안면마비가 생길 수도 있다. 청신경과 안면신경은 매우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청력 문제는 자칫하면 노화로 오해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 있어 종양이 상당히 커진 뒤에 발견하는 환자도 많다고 알려졌다.
30세 이후 성인에게 주로 발생
청신경초종이 의심되면 청력 검사, MRI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종양의 크기, 위치, 신경 손상 정도, 안면마비 유무, 청력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1cm 미만의 작은 종양은 대부분 추적 관찰에서 그친다. 종양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일부 종양은 성장을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양이 작더라도 두통, 안면마비 등 증상이 발생한다면 방사선치료, 외과적 수술 등이 필요하다.
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30세 이후 성인에게 주로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는 1년에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500~600명 수준이다. 발병률이 낮은 희귀병에 속하지만 귀가 조금씩 안 들리거나 두통 등이 나타난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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