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협동로봇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의 동작·기능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는 플랫폼 ‘다트 스위트’를 내놓았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금속·플라스틱 제조 라인에서 기계 안에 소재·가공물을 투입(머신텐딩)하거나 팔레트에 제품을 쌓는 기능(팔레타이징) 등을 스마트폰 앱처럼 내려받아서 협동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오전엔 로봇이 커피를 제조하고, 오후엔 팔레타이징 작업을 하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또한 초보 개발자도 별도 코딩 없이 미리 만들어진 기능을 조합하면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처럼 협동로봇의 역할과 동작을 쉽게 바꿀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했다”고 11일 설명했다. 로봇의 물리적 기능을 구현하는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대중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에서 로봇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기업은 확장하는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각축전에 돌입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4일 한화로보틱스를 출범하며 산업용 로봇 강자인 HD현대로보틱스와 더불어 ‘3파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도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기술 경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의 규모는 2030년 1600억 달러(약 213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한화로보틱스는 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손잡고 산업용 협동로봇을 넘어 서비스업 로봇으로 영역 확대를 모색한다. 호텔, 식음료(F&B) 등의 분야에서 고객에게 직접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그룹 창립 71주년을 맞아 지난 6~9일에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명품관에서 협동로봇이 고객에게 꽃을 나눠주고, 핀볼 게임을 함께 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다 보안로봇 전문기업 ㈜세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 중에 건물 관리 서비스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산업용 로봇과 더불어 건물 보안이나 화재 등의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로봇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천문학적 돈을 투자하며 ‘로봇 전쟁’에 뛰어들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오른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등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8월 로봇 등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3년간 240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2030년까지 로봇 등 신산업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개 등을 선보이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로봇 시장 중에서도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패권 다툼’이 특히 치열하다. 노동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비싼 북미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북미 유럽 등에서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넘어 해외 점유율 확보가 향후 성장동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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