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우울하면 나도 불안”…실제로 ‘이 병’ 위험 10배 높다고?

타인의 감정에 잘 휩쓸리는 등 ‘정서적 전염’에 취약한 사람은 불안·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10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리학에는 ‘정서적 전염’(감정적 전염)이라는 용어가 있다. 친구·가족 등 주변 사람의 행동·표정·목소리 등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현상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에 이런 현상이 함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인의 감정에 잘 휩쓸리는 등 ‘정서적 전염’에 취약한 사람은 불안·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10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은 55세 이상 남녀 170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피에리히 플러스켈렉 교수(심리교육학부, 인간스트레스연구센터)는 “정서적 전염에 취약한 사람은 특히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람은 주변 사람의 표정, 제스처, 자세 등을 잘 모방하며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적응적 반응으로, 감정이 수렴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양로원에 거주하거나 지역사회 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나름대로 역경을 겪고 있는 56~96세(평균 나이 76.1세) 성인 1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역경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갈등(명시적 역경)이나 정서적 전염에 대한 취약성(암묵적 역경) 등 개인이 직면할 수 있는 도전, 장애물 또는 어려운 조건으로 정의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서적 전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안증 또는 불안증과 우울증을 보일 가능성이 8.5~10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사회적 지원이나 대처 전략 등 다른 요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참가자 데이터는 2018년 9월~2019년 9월 수집됐다. 참가자의 약 85%는 여성이었고, 대부분 캐나다에서 태어났으며 혼자 살고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심리적 고통의 수준에 따라 불안증만 보이는 그룹(약 45%), 불안증과 우울증을 모두 보이는 그룹(약 20%),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불안증과 우울증이 없는 그룹(약 35%)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성별, 연령, 소득, 생활 여건, 독립성,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만족도, 역경에 대처하는 방식 등 각종 요인을 조사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참가자의 취약성을 측정하는 ‘정서적 전염’ 척도에 따른 심리적 고통의 수준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정서적 전염’은 일종의 ‘행동 반사(Bavioural mirroring)’다. 불안증이 심한 사람은 잦은 공황 발작, 집 밖으로 나가기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을 겪을 수 있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마리-조제 리처 연구원(박사 과정)은 “밀접한 접촉으로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전염)될 위험이 더 높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주변 사람의 감정을 더 잘 ‘포착’하는 사람도 있다. 노년층의 심리적 회복력에 관한 연구 결과다”고 말했다. 심혈관병, 인지기능 저하, 조기 사망 위험 증가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적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 노인의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이번 연구의 목적이다.

이 연구 결과(The contribution of vulnerability to emotional contagion to the expression of psychological distress in older adults)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정신건강(PLOS Mental Health)≫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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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kormedi.com/173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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