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동래구 박씨(여, 67)는 몇 달 전부터 허리가 뻐근하더니, 점차 다리까지 저릿저릿해졌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것부터 힘들다.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잔다. 파스 붙이고 찜질해봐도 그때 뿐. 처음에는 그냥 허리 문제라 생각했지만, 이젠 통증이 심해 집 앞 마트 가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런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脊椎管 狹窄症, spinal stenosis)에서 흔하다. 신경이 눌리면서 팔다리가 저리고 당기다가 나중에 통증과 마비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23년,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60만 명(심평원 자료)을 넘었다. 부산부민병원 척추센터 송현섭 과장(정형외과)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더욱 흔하다”고 했다. 호르몬 변화와 퇴행성 변화로 척추 구조가 변하고 신경이 눌리기 때문. ‘꼬부랑 할머니’ 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리가 보내는 위험 신호

초기에는 허리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까지 저리고 쑤시는 통증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걷기가 어려워지거나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는 노화로 인해 디스크가 변형되거나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원인은 다양하다. 디스크(추간판, 椎間板) 때문일 수도, 근육과 인대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척추에 생긴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도 생긴다.

척추관 협착증, 어떻게 진단할까?

척추관 협착증은 단순히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확진할 수 없다. 환자에게 증상이나 발생 시기 등 병력을 묻고, 환자 보행상태를 보기도 하지만,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엑스레이(X-ray)로는 척추뼈의 전체적인 변형 여부를 확인하고, CT는 뼈 구조의 내부를 여러 방향에서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때 활용된다. 또 MRI는 신경 압박 정도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검사다.

진통제, 신경 주사, 수술…어떤 것이 내게 맞을까?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먼저, 비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신경 주사(신경차단술 등)가 있다. 그리고, 특수 카테터로 하는 ‘신경성형술’(神經成形術)도 있다. 척추 꼬리뼈 부위로 카테터를 넣어 유착된 신경을 풀어준다. 송 과장은 “이렇게 비수술 치료법으로도 척추 질환의 90% 이상은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마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엔 수술로 간다.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것이 목표다.

만일 척추뼈가 틀어지거나 구조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땐 ‘척추유합술’(脊椎癒合術)을 시행한다. 금속 나사와 고정 장치를 이용해 척추를 단단히 고정하거나 뼈를 이식한다. 최근엔 ‘척추 내시경’ 수술도 많이 한다. 몸에 약 1cm 구멍만 내고 수술한다. 근육 손상이 적고 수술 시간도 짧아 회복이 빠르다. 고령 환자들도 가능하다.

나이 들면 누구나 걸리는 병인가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대개 노화로 발생하지만, 평소 생활 습관과 관리에 따라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 통증이 언제 제일 심해지나요?

“보통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비틀거나 구부릴 때도 발생한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바로 가야 하나요?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 다리 저림, 다리 힘 빠짐 등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반면, 경미한 통증은 휴식과 물리치료로도 개선될 수 있다.”

디스크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 둘은 어떻게 다른가요?

“디스크 탈출증은 척추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다. 이와 달리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신경에 영향을 미쳐 통증과 저림을 유발하는 것은 유사하다. 굳이 나누자면 디스크탈출증은 주로 젊은 성인에서 갑작스레 시작되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고령자에게서 퇴행성 변화로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어떤 운동이 좋은가요?

“걷기,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아쿠아로빅 등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또한,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도 도움이 된다. 반면, 비대칭적 비틀기 운동, 즉 테니스, 골프, 볼링 등은 좋지 않다. 또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수술 후 얼마나 있다 재발하나요?

“척추관 협착증 수술은 성공률이 높은 편이지만, 퇴행성 질환인 만큼 재발 가능성이 없지 않다. 수술 후 꾸준히 재활을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허리 아플 땐 찜질이 좋다던데…

“염좌 같은 급성 통증에는 냉찜질을, 만성 통증에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냉찜질은 염증을 줄이고, 온찜질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통증을 완화해준다.”

도움말: 부산부민병원 척추센터 송현섭 과장(정형외과). 고려대 의대. 여러 척추 질환에 대한 특화 진료를 하고 있다. 특히 척추내시경 강사로 국내외 의사들에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교육해왔다.

The post “허리, 너무 아프다” 이젠 척추내시경 수술 받아야 하나? appeared first on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