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성공을 꿈꿨겠지만 이 정도 수준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2021년 9월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돼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최종편 오징어 게임 시즌3가 오는 27일 선보인다. 이 시리즈를 진두지휘한 황동혁 감독은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노보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6년이라는 시간과 노력을 오징어 게임에 바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생각도 못 한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이를 통해 소중한 많은 경험도 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생존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주인공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든 프런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시즌3에서는 또 한 번의 좌절을 겪는 기훈의 변화와 극복 스토리가 전개된다.
황 감독은 시즌3를 “동료를 잃은 기훈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지에 대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믿음에 대한 세계관, 각 캐릭터의 가치관을 건 승부를 집중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욕망과 좌절, 패배감 속에서 인간이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속되는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편인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억9260만 회가 재생돼 넷플릭스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쇼와 영화 부문을 합쳐 시청 순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는 압도적 1위인 시즌1(2억6520만 회)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시즌2의 반응이 시즌1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그는 “(시즌2는) 시즌3와 함께 쓴 작품”이라며 “(시청자가 느낀) 아쉬움이 시즌3를 보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동안 벌려놓은 게 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배우 이병헌은 “작품을 마무리할 때마다 시원섭섭한데 이번엔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며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하며 지금까지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몇 번 경험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응원과 환대를 받았다. 우리 콘텐츠로 이렇게 엄청난 반응을 얻은 게 새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 사람들이 이 작품을 공감하고 사랑해준 건 안에 담긴 정치·사회적인 이슈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며 “인간성 부재에 관한 주제의식이 공감대를 끌어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는 “황 감독의 깊고 큰 세계관을 경험한 건 감사한 일”이라며 “이렇게 크고 섬세한 이야기를 균형을 잡고 끌고 간다는 게 쉽지 않은데, 사회적 이슈와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선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황 감독은 “한 개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창작자로서 이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느낀 많은 것이 내가 성장하는 데 거름이 될 것”이라며 “성공의 반짝임에 취하지 않고 이 작품을 하며 겪은 경험을 마음에 새기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출처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093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