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유방 ‘혹’ 떼냈을 뿐인데…47세女 전신 마비, 무슨 날벼락?

중년 여성이 자리에 누워있다. 유방에 생긴 혹을 2년 전 없앤 47세 여성이 갑자기 팔다리를 쓸 수 없게 돼 응급실로 실려갔다. 정밀검사 결과, 자가면역병(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은 이 환자가 다른 자가면역병(쇼그렌증후군)에 걸렸는데 이를 놓쳐 전신 마비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2년 전 유방에 생긴 혹이 바로 쇼그렌증후군의 경고 신호였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년 전 유방에 생긴 딱딱한 혹을 단순한 염증이나 암으로 생각하고 제거했던 여성이 느닷없이 전신이 마비돼 응급실에 실려 간 충격적인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원인은 뜻밖에도 유방과는 거리가 먼 자가면역병인 ‘쇼그렌증후군’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드 군사의료단지(KFMMC) 연구팀은 최근 갑작스러운 전신마비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47세 여성 환자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응급실 도착 당시 이 환자는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혈액 검사 결과 근육 조절에 필수적인 칼륨 수치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뚝 떨어져 있었다.

의료진은 마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 환자의 병력을 추적하던 중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이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는 자가면역병을 앓았고, 2년 전에는 유방에 통증을 동반한 딱딱한 혹이 생겨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조직 검사에서는 면역세포가 유관 주변을 빽빽하게 에워싸는 ‘림프구성 유방염’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를 흔히 발생하는 ‘유방 농양(고름집)’으로 판단해 항생제 처방만 하고 치료를 끝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가면역병을 일반적인 염증으로 잘 못 본 것이다.    

의료진은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이 환자에게 쇼그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가 자기 몸의 샘 조직을 공격하는 병이다. 주로 눈물샘과 침샘이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이 환자도 그동안 안구건조증과 함께 물 없이는 음식을 삼키기 힘든 구강건조증을 앓았다. 또한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혈관염 증상을 보였고, 최근 1년 사이에는 체중이 20kg나 줄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콩팥(신장) 합병증이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5~14%가 콩팥에 문제가 생긴다. 콩팥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아 소변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칼륨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혈액 속 칼륨이 부족해져 전신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을 보인다. 2년 전 이 환자의 유방에 생겼던 혹도 쇼그렌증후군이 온몸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직전에 보낸 강력한 경고 신호였다.

의료진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이 환자에게 부족한 칼륨을 즉시 보충하고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 치료를 병행했다. 다행히 환자는 마비됐던 신경과 근육 기능을 완전히 회복해 약 2주 뒤 정상적으로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From breast mass to paralysis: lymphocytic mastitis as the sentinel manifestation of Sjögren’s syndrome)는 최근 국제 학술지 《유럽 내과학 사례보고 저널(European Journal of Case Reports in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사례의 환자는 이미 자가면역병(하시모토갑상선염)을 앓았다. 따라서 그녀에게 유방 혹이 생겼을 때 면역학적 검사를 했다면, 쇼그렌증후군을 훨씬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었다. 자가면역병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병에도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가면역병은 100여 가지나 된다. 전신에 영향을 주는 자가면역병으로는 쇼그렌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홍반성루푸스(루푸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특정 장기를 집중 공격하는 자가면역병에는 하시모토갑상선염, 강직성척추염과 면역세포가 췌장을 공격하는 제1형당뇨병 등이 포함된다. 건선은 피부를, 궤양성대장염은 소화기관을 공격하는 자가면역병이다.

쇼그렌증후군은 단순히 눈이나 입이 마르는 병에 그치지 않고, 유방의 혹이나 전신마비 등 치명적인 증상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유방에 원인 불명의 덩어리가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극심한 무력감이 느껴진다면 자가면역병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자주 묻는 질문]

Q1. 유방의 혹이 자가면역병 때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1. 일반적인 유방염은 항생제 치료로 금방 나아지지만, 쇼그렌증후군과 관련된 ‘림프구성 유방염’은 항생제가 잘 듣지 않고 혹이 딱딱하게 만져져 유방암으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만약 유방에 혹이 생기면서 평소 입이 자주 마르거나 눈이 뻑뻑한 증상이 함께 있다면 자가면역병을 의심해보고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Q2. 입 마름 증상이 없어도 쇼그렌증후군일 수 있나요?

A2. 네, 가능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눈이나 입이 마르는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 유방이나 피부, 콩팥 등에 이상 징후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온몸병이기 때문에 우리 몸 어디든 면역세포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으면 안 됩니다.

Q3.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마비는 왜 위험한가요?

A3. 칼륨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필수적인 전해질입니다. 칼륨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팔다리 근육이 마비될 뿐만 아니라, 폐를 움직이는 근육이 멈춰 호흡 곤란이 오거나 심장 근육에 영향을 주어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근육이 많이 약해지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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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kormedi.com/279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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