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된 콘텐츠, 한국의 아이돌이 글로벌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언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한림대 글로벌협력대학원 원장 등의 ‘한류NOW’ 기고문(2020년) 등에 따르면 1959년부터 1980년대 초반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으로서 선진국에 비해 경제가 뒤지고 문화적 다양성이 떨어지면서 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는 드물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들어서 경제 도약과 더불어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재외동포의 증가, 중국 등 공산권 국가와의 수교 등으로 한국어 학습자가 늘기 시작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한국어 인지도가 상승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면서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했다. ‘한류’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중국과 일본 등 인근 동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브라질 등 남미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와 유튜브의 발달로 한국 콘텐츠가 더욱 주목받으면서 한국어를 사용하려는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평가다.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쓰는 사람은 남북한 사람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 재외동포, 그리고 각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을 모두 포함하면 최대 8500여만명 정도 추산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 공개한 ‘미래세대를 잇는 한국어 세계화 전략’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에서 제1 언어로 한국어 사용 인구는 7745만명, 제2 언어 포함 시 8170만명을 추산했다. 한국어를 학습하는 외국인 학습자나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응시자도 2010년 14만9000여명에서 2019년 37만여명으로 늘었다.
세계 언어 데이터를 제공하는 온라인 출판물인 에스놀로그(Ethnologue)에 따르면 전 세계에 7000개가 넘는 언어가 있으며 한국어의 위치는 최상단에 속한다. 2022년 공개된 에스놀로그 22번째 판에서는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7700만여명이며 전 세계 언어 중 모국어 사용자 수에 따른 한국어의 순위를 14위로 분류했다.
브리태니커에 의하면 2020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 24위에 한국어가 올라가 있다. 1위는 영어(14억5600여만명), 2위는 중국 베이징 표준말(11억3800여만명), 3위는 인도 힌디어(6억여명), 4위는 스페인어(5억5900여만명), 5위는 프랑스어(3억여명)였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국감자료에도 한국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전 세계 인구는 7730만명으로 13위 터키어 다음으로 14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일부 재외동포를 포함한 제2 언어까지 합하면 한국어 사용인구는 7940만명으로 세계 22위였다.
통계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 등의 통계 결과를 고려하면 중국의 광둥어처럼 지역 방언을 중국어로 하나로 통합해서 봤을 때는 한국어는 전 세계 20위 내외로 사용되는 언어였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학습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평이다. 세종학당에 따르면 2022년에 85개국, 248개 세종학당에서 11만7000여명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학습했다면, 2023년에는 88개국, 256개소로 확대돼 수강생은 21만6000여명에 달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종학당을 350개로 확대하고 전 세계 수강생 50만명을 목표로 한국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평이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는 24개국이었다. 특히 인도에서는 기존 5개 제2외국어 가운데 중국어가 빠지고 한국어를 비롯한 4개 언어를 추가하면서 인도의 제2외국어는 모두 8개로 늘어났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학 관련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18 해외 한국학 백서’에 의하면 1990년 32개국, 151개 대학에서 한국학 강좌를 운영했으나 2017년에는 105개국 1348개 대학으로 늘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출처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0911827